오늘 살펴볼 제품은 나이키에서 출시한 인도어용 클릿 (클립리스) 슈즈 나이키 슈퍼렙 사이클입니다.
많은 분들이 슈퍼랩 사이클로 착각하시는데 슈퍼렙 사이클 (SuperRep Cycle)이 정식 명칭이죠. 만약 외래어 표기법까지 적용한다면 수퍼렙 사이클이 더 적합한 표기겠고요.
나이키 슈퍼렙 사이클은 랜스 암스트롱 사건 이후로 사이클 관련 사업을 접었던 나이키가 사건 이후 처음 출시한 사이클 용품입니다. 나이키와 사이클은 자전거에 입문하지 얼마 되지 않았다면 굉장히 생소한 조합일 텐데요. 나이키는 미국의 사이클 영웅이었던 랜스 암스트롱이 약물 도핑 파문으로 파트너쉽이 끝난 이후, 지금까지 어떤 사이클 관련 제품도 출시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2020년 6월, 슈퍼렙 사이클을 내놓으며 사이클링 용품의 세계에 복귀한 나이키. 사실 나이키가 사이클링 용품을 꾸준히 출시할지 아니면 단순히 슈퍼렙 시리즈에 인도어용 사이클링 슈즈를 하나 추가한 것인지는 아직 확실히 알 수 없습니다.
나이키의 첫 사이클 복귀작은 어떨지 한번 기대를 가지고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목차
나이키 슈퍼렙 사이클 클릿 슈즈: 스펙
– 스탠다드핏, 부드러운 질감, 신축성 보통
– 힐의 풀 탭
– 두 종류의 표준형 클리트와 호환 가능 (클리트 불포함)
– CW2191-008: 남성용, 블랙/메탈릭 실버/하이퍼 크림슨
– CW2191-100: 남성용, 화이트/블랙/화이트
– CJ0775-008: 여성용, 블랙/메탈릭 실버/하이퍼 크림슨
– CJ0775-660: 여성용, 플래시 크림슨/블랙/비욘드 핑크
남성용: 225-320
여성용: 220-270
겉갑: 폴리에스터 100% / 합성수지
안감: 폴리에스터 85%, 폴리우레탄 15%
밑창: 합성수지
Nike inc.
베트남
2020년 6월
구입후 6개월 (나이키스포츠, 080-022-0182)
139,000원
* 클로저가 넓게 열려 신고 벗기 편리한 디자인
나이키 슈퍼렙 사이클 클릿 슈즈: 패키지
슈퍼렙 사이클은 나이키 표준형 박스에 포장되어 있습니다.
제가 구매한 사이즈는 한국식 표기 기준 270mm. 미국식 표기로는 9이고, 유럽식 표기로는 42.5입니다. 제 경우 나이키 신발 구매 시 발볼을 고려해서 270mm으로 구매하면 잘 맞는편인데, 슈퍼렙 사이클은 270mm으로 구매하니 발볼도 길이도 딱 맞았습니다.
참고로 외국(미국, 유럽)인들의 경우 사이즈가 작다는 후기가 많으니, 길이를 딱 맞춰 신는 칼발의 보유자인 경우 반사이즈 올리시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저는 발볼이 발등이 높은 스타일인데 시마노 사이클링 슈즈는 와이드/42 사이즈(265mm)를 신습니다. 시마노 제품도 모델마다 실제 사이즈가 제각각인데 신형 RP3/와이드는 42가 딱맞고 편한데, 신형 RP9/와이드는 42가 제 발보다 조금 길고 폭은 RP3보다 좁습니다.
시마노 슈즈를 이렇게 신는 저의 경우 나이키 슈퍼렙 270mm이 딱 맞았습니다. 길이가 맞는데 폭도 좁지 않다니 편안한 신발을 찾는 사람에게 완벽한 슈즈라고 할 수 있겠네요. 폭을 늘이는 것은 어려워도 조이는 것은 문제 없으니 서양인 타입의 칼발 소유자도 문제 없습니다.
슈퍼렙 사이클은 슈즈 본품과 클릿 고정용 클립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고정용 클립은 시마노 SPD-SL(로드 바이크) 및 SPD(MTB/인도어 등)용이 제공되며, 필요에 따라 사용자가 직접 장착/교체할 수 있습니다. (동시 사용은 불가능)
설명서에 표기된 제품 사양.
대부분의 나이키 기능성 신발과 마찬가지로 세탁은 금지되어 있습니다. 가능한 세탁하지 않도록 잘 관리하여 신고, 만약 오염이 심해 세탁이 필요한 경우에는 주의해서 진행해야겠죠.
품질 보증 기간은 6개월입니다.
나이키 슈퍼렙 사이클 클릿 슈즈: 디자인
개인적으로 슈퍼렙 사이클의 디자인은 상당히 만족스럽습니다.
보아 다이얼 같은 보급 옵션은 제공되지 않지만 현재 판매되고 있는 일반적인 클릿 슈즈들과 그 형태가 많이 다른데, 여러 부분에서 나이키만의 독특한 느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설포(혀)는 최근 축구화처럼 일체형인데 부드러워서 발목에 불편함이 없습니다.
보아가 아닌 벨크로 스트랩 고정 방식인 부분은 아쉽습니다. 하지만 신발 자체의 착용감이 좋아서 신고 벗을 때의 불편함을 제외하고는 보아 다이얼 방식 일반 클릿 슈즈보다 만족스러웠습니다.
어퍼는 풀 메쉬 재질로 통기성이 상당히 좋습니다. 내부에 손가락을 넣으면 손가락이 비치는 정도.
안쪽에 포인트로 들어간 디자인.
한쪽에는 사이클, 스웻, 리핏, 반대쪽에는 데어, 디파이, 두라는 문구가 인쇄되어 있습니다. 사이클로 열심히 반항하라는 의미인지…
바깥쪽의 검정 스우시와 반대로 안쪽은 흰색 스우시가 들어가 있습니다.
힐 컵 부분은 완전 푹신하고 두터운 패드가 들어 있어 착용감을 높여줍니다. 일반적인 클릿 슈즈라기 보다는 클릿 슈즈 기능을 제공하는 운동화 같은 느낌이죠.
아웃솔의 모습입니다. 사이클 슈즈이기 때문에 밑창이 상대적으로 단단하게 만들어져 있죠. 뭔가 실내 축구화로 변한 ‘줌 헤븐’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줌 헤븐을 기억한다면 당신은 아재! (…)
참고로 중앙부는 완전 매끄럽기 때문에 ‘클릿을 장착하지 않은 상태로 평페달로 사용하겠다.’ 같은 생각은 하지 많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통풍을 위해 타공 처리가 되어 있지만 인솔 (깔창)로 덮히기 때문에 사실 바닥의 통풍은 크게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바닥은 꽤 단단한 편인데 그래도 기존 고급형 클릿 슈즈에 사용된 카본 아웃솔과는 비교가 어렵습니다. 손으로 잡고 힘을 주면 휘어지는 정도로, 강화 플라스틱이 사용된 입문형 클릿 슈즈 정도에 가깝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전체적인 디자인의 영향이겠지만 보행은 슈퍼렙 사이클이 기존 클릿 슈즈보다 훨씬 편했습니다.
다만 큰 단점이 있는데 클릿 피팅이 어렵습니다. 눈금도 없고 어떤 참고할 것이 없어서 별도 클릿 피팅 툴을 이용해야 좋고, 양쪽의 밸런스를 확인하려면 직접 양쪽을 대봐야 하는 등 클릿을 정교하게 맞추기가 쉽지 않습니다. 에르곤 툴 같은 도구가 있다면 쉽게 할 수 있긴 합니다.
클리트(클릿)의 장착을 위해서는 내부의 폼 조각을 분리한 후…
호환 클립을 장착하고 폼 조각을 다시 덮어주면 됩니다.
화려한 디자인이 인상적인 인솔의 모습입니다.
운동화처럼 약간의 두께감이 있습니다.
나이키 슈퍼렙 사이클 클릿 슈즈: 무게
270mm 사이즈 기준 클립 미장착 상태에서의 무게는 약 270g 후반 (각각 278g, 276g)으로 측정되었습니다.
클립의 무게는 로드용이 18g (각 9g), MTB용이 10g(각 5g)입니다.
시마노의 최상급 슈즈인 신형 에스파이어 RC9나 퍼포먼스 슈즈인 RP9과 비교하면 양쪽을 합해 80 g 정도가 무겁네요. 단점으로 작용할 수 있는 부분인데 경량화에 민감한 분들에겐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정도라고 할 수 있습니다.
나이키 슈퍼렙 사이클 클릿 슈즈: 착용감
슈퍼렙 사이클의 착용감은 상당히 편안합니다.
사실상 나이키 운동화에 가까운 느낌으로 제가 신어본 어떤 클릿 슈즈보다 편안하며 인도어 슈즈이기 때문에 통풍도 잘 됩니다. 스트랩 방식이라 불편할 것 같지만 벨크로(찍찍이) 타입이기 때문에 조정이 빠르고 쉬우며, 처음 착용 시에는 신고 벗을 때 좀 불편한 것 같지만, 몇 번 신어 신발이 발에 맞춰지면 신고 벗기도 어려움이 없습니다. 또 힐에는 탭이 있어 신고 벗을 때 사용하면 편리합니다.
사이즈는 나이키 운동화 기준 본인이 평소 신어온 사이즈로, 칼발이고 딱 맞게 신었다면 반사이즈를 올리면 좋을 것 같습니다. 단단하고 강하게 고정해주지만 1시간도 되지 않아 발이 아픈 신발과 4시간 이상을 라이딩해도 여전히 편안한 신발. 저에겐 후자가 더 좋았습니다.
파워 전달면에선 입문형(엔트리급) 클릿 슈즈와 비슷한 특성을 지녔습니다. 아웃솔의 강성이 상대적으로 무르며 전문적인 카본 아웃솔 클릿 슈즈와 비교해보면 신발 전체로 밟는다기보다는 앞쪽 위주로 밟는다는 느낌이 듭니다. 벨크로 타입 스트랩은 보아 다이얼에 비해 고정력도 약합니다. 하지만 자전거를 타는 대다수라고 할 수 있는 캐주얼 라이더라면 전혀 무리 없이 사용할 수 있는 수준입니다.
나이키 슈퍼렙 사이클 클릿 슈즈: 평가
나이키 슈퍼렙 사이클은 전체적으로 좋은 인도어 (실내) 사이클링 슈즈라고 생각합니다.
여유 있는 토박스와 운동화처럼 편안한 구조, 최상의 통기성. 클릿 슈즈를 처음 사용하는 입문 라이더들에게 최적이라고 생각하며, 인도어용으로 만들어진 제품이지만 아웃도어에서 사용하기에도 무리는 없습니다.
가격은 타 브랜드와 비교할 때 입문형으로 크게 부담 없는 수준인 139,000원으로 출시되었습니다. 기존 사이클링 브랜드의 상급 슈즈들은 30~40만 원을 호가하고 입문형도 10만 원대는 흔합니다. 입문자의 시점에선 비싸다고 생각하실 수 있지만, 점차 고급 사이클링 용품이 구비되는 시기가 오면 절대 그렇게 생각되지 않을 거에요.
슈퍼렙 사이클은 제가 신어본 클릿 슈즈 중 편안함, 통풍 성능이 좋았던 신발로, 편안함과 착용감을 우선하는 캐주얼 라이더, 투어 라이더에게 추천하고 싶습니다. 다만, 파워 전달을 최우선으로 하는 중급 이상의 동호인이 주력으로 사용하기엔 무리가 있는 제품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패션, 리커버리, 재활 라이딩을 위한 편안한 신발을 추가하는 것이 목적이라면 슈퍼렙 사이클은 좋은 선택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