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간단하게 살펴볼 제품은 시마노 105 R7000 로드 크랭크 세트 (크랭크셋, FC-R7000)입니다.
입문형 완성 자전거 (완성차, 완차)를 구매하면 크랭크 세트나 브레이크, 바텀 브래킷 (비비) 등 일부 부품이 해당 그룹셋이 아닌 저가형 대체품 (하위 시리즈, 무등급 또는 타사 제품)으로 구성된 것을 종종 볼 수 있습니다.
특히 울테그라 시리즈급 이상을 사용한 고급형보다는 클라리스 (Claris), 소라 (Sora), 티아그라 (Tiagra), 105 같은 중저가형 그룹셋 시리즈를 사용한 제품들에서 원가 절감을 위해 더욱 그러는 경향이 있죠.
이런 경우 성격이나 취향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일부 사용자들은 완전한 그룹셋을 구성하기 위해 크랭크 세트, 브레이크 등 저가형으로 대체된 부품을 정식 그룹셋의 부품으로 교체하기도 합니다. 그 중 크랭크 세트는 가장 눈에 띄는 부품이며 아마 교체 비율도 가장 높지 않을까 싶습니다.
시마노 105 R7000 (FC-R7000) 로드 크랭크 세트
시마노 105 FC-R7000은 더블 체인링이 사용된 2 x 11, 22단 로드 크랭크 세트로, 상위 모델인 듀라에이스 R9100, 울테그라 R8000에서 이어져 내려오는 시마노 고유의 4암 디자인을 볼 수 있습니다.
시마노 105 R7000 크랭크는 듀라에이스 R9100, 울테그라 R8000의 디자인을 이어 받았다고 하지만 크랭크 암의 너비는 약간 좁은 편입니다.
울테그라와 듀라에이스의 경우 크랭크 암이 조금 더 넓적하게 디자인되어 있죠. 하지만 시마노 할로우텍 크랭크 세트 고유의 접착식 (본딩) 구조 특성으로 인해 무게는 더욱 가볍습니다.
외형과는 다르게 크랭크 암의 내구성은 오히려 105가 더 뛰어납니다.
그 이유는 울테그라 및 듀라에이스 크랭크 암은 무게를 가볍게 하기 위해 크랭크 암의 내판과 외판을 각각 만들어 하나로 접착하는 방식으로 제작되기 때문입니다. 반면 105 크랭크 암은 분리 없이 하나의 유닛으로 통짜 제작되어 더욱 견고하며 무겁습니다.
체인링은 규격에 따라 스탠다드 (53-39T), 미드 컴팩트 (52-36T), 컴팩트 (50-34T)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 52-36T 미드 컴팩트 체인링 FC-R7000 크랭크 세트 무게: 743g
* 50-34T 컴팩트 체인링 FC-R7000 크랭크 세트 무게: 714g
개인적으로 추천하는 것은 50-34T 컴팩트 크랭크입니다.
한국 지형은 도시를 조금만 벗어나도 언덕 또는 산이 자주 등장하기 때문에, 조금 더 가볍게 올라갈 수 있는 컴팩트가 유리하며 심지어 사이즈가 조금 더 작기에 경량화에도 이점이 있습니다.
체인링은 아우터와 이너의 2장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체인링은 모두 교체가 가능하지만 아우터 체인링은 디자인이 달라 R7000만 호환 가능합니다. 이너 체인링의 경우 모습은 약간 차이가 있지만 R7000 105, R8000 울테그라, R9100 듀라에이스까지 모두 호환되어 서로 교체해서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재질이나 무게 차이가 있지만 현재 사용하는 이너 체인링을 구하기 어렵다면 대체 선택이 가능하다는 뜻이죠.
105 크랭크도 상위 모델과 마찬가지로 경량화를 위한 할로우 테크 (할로우텍) 기술이 사용되었지만, 체인링 내부의 모습은 울테그라, 듀라에이스와 약간 차이가 있습니다.
좌측 크랭크 암의 모습입니다.
크랭크 암은 2개의 볼트로 고정되며 각 볼트는 한 개씩 완전하게 조이는 것이 아니고, 서로 번갈아가며 함께 조여줘야 하는 방식입니다. 참고로 크랭크 암 고정 볼트의 권장 조임 토크는 12-14Nm입니다.
크랭크 암 하단에는 모델명과 길이가 표기되어 있습니다.
FC-R7000이라고 적힌 부분 아래에 보이는 170이라는 숫자가 크랭크 암의 길이 170mm를 뜻합니다.
시마노 105 시리즈 등급의 크랭크는 보통 보급형인 BB-RS500이나 울테그라 바텀 브래킷 (SM-BBR60)과 조합해 프레임에 장착합니다.
시마노 크랭크의 스핀들은 일반적으로 24mm 지름이며, 비비는 프레임에 장착하는 방식에 따라 BSA (스레드) 타입인 SM-BBR60과 프레스 핏 방식인 SM-BB72-41B가 있습니다.
프레임이 어떤 BB와 호환되는지 확인하고 이에 맞는 비비를 구매해 장착하면 됩니다.
시마노 SM-BBR60 울테그라 BB는 약 77g으로 가벼운 편이며, 초기 동작 시에는 약간 뻑뻑한 느낌이 들 수 있습니다. 이것은 불량이 아니며 어느 정도 사용 후에는 그리스가 고르게 자리잡고 보다 원활하게 회전하게 됩니다.
참고로 10, 11단 크랭크는 서로 큰 문제 없이 호환되기 때문에 11단 그룹셋에 10단 크랭크, 10단 그룹셋에 11단 크랭크를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물론 제조사에서는 이렇게 사용하는 것을 권장하지 않지만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