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PC 파트너 (사파이어, 조택, 만리 등의 모회사)에서 제조되어 채굴에 사용되던 조텍 채굴용 라데온 RX 580 4GB 모델을 저렴하게 구했습니다.
이 제품은 AMD의 109-C94037-10 레프런스 PCB를 사용하는 제품인데 원가 절감을 위해 전원부나 메모리는 냉각이 되지 않는 단순한 플라워형 쿨러가 장착되어 있는 제품이었죠.
조텍 채굴용 라데온 RX 580 4GB에 레프런스 쿨러 장착
성능적으로는 만족스럽지만 전원부 쿨링이 되지 않고 냉각 성능도 크게 좋지는 않기 때문에 적당한 쿨러를 찾다가 타오바오에서 다음과 같은 무려 라데온 RX 580 레프런스 카드에 사용하는 순정 쿨러를 발견하게 됩니다.
* 타오바오 쿨러 판매 페이지: 바로가기
이 쿨러는 국내에서는 라데온 RX 480 레프런스 버전에서만 볼 수 있었던 전설의 쿨러!
참고로 RX 580은 플라워형 듀얼 팬 쿨러를 장착하는 것으로 공식 슬라이드에 표현되었으나, 슬라이드에 표현되었던 듀얼 팬 레프런스 제품은 어느 제조사에서도 출시되지 않았습니다.
먼저 RX 480의 사진을 보면 (출처: 쿨엔조이) 제가 구매한 제품과 PCB가 거의 같지만 팬 커넥터의 위치나 보조 전원 커넥터, PCB의 길이 등에 차이가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렇게 말이죠. 즉, 이 레프런스 RX 480에 사용된 쿨러는 RX 580 기판과 서로 호환되지 않습니다.
라데온 RX 480 쿨러와는 호환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했기에 판매자의 사진을 자세히 살펴봅니다.
과거 RX 480과는 다르게 코퍼(구리) 베이스에 히트 파이프도 3개가 장착된 개선형 제품으로 보조 전원 커넥터나 팬 커넥터, 전원부의 위치가 제가 구매했던 제품과 100% 호환될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확신과 함께 바로 주문하여 배대지를 거쳐 제 손에 들어온 라데온 RX 580 레프런스 카드용 쿨러입니다. 구매에 든 비용은 배송료를 포함하여 총 3만 원이 조금 안 됩니다.
페이지에 설명되어 있던 것처럼 외부에 손상을 방지하기 위한 비닐까지 모두 붙어 있는 새 제품이었습니다.
외관을 살펴본 후 호환성을 확인하기 위해 내부의 모습도 살펴봅니다.
실제로 판매된 적도 없는 라데온 RX 580 레프런스 모델과 레프런스 모델에서 사용되는 쿨러가 왜 존재하는지는 알 수 없지만, 예상대로 나사 결합을 위한 홀의 위치나 GPU의 위치, 전원부, 메모리의 서멀 패드 위치가 모두 일치합니다.
보호 테잎을 벗기고 장착 준비를 합니다.
서멀 패드는 기본적으로 부착된 것을 그대로 활용하며, 베이스의 서멀 그리스는 제거 후 크라이오넛으로 교체할 예정입니다. 이번엔 테스트 구동이니 일단 순정 상태 그대로 사용하기로 합니다.
볼품 없던 쿨러가 달려 있던 RX 580에 장착을 시도합니다.
최적의 성능을 위해 새 쿨러를 장착 전 마이닝으로 고생한 PCB와 부품들은 깨끗하게 클리닝을 해주는 것이 좋겠죠.
그럭저럭 클리닝된 AMD 109-C94037-10_02 표준 PCB.
그러나 문제가 발생했는데 쿨러의 결합을 위한 나사가 포함되어 있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구매 시부터 이게 신경 쓰여 알리왕왕이라는 메신저를 설치하여 번역기를 통해 중국인 판매자와 대화하여 ‘나사는 포함될 수 있다.(혹은 포함되어 있다)’ 라는 답변을 받았는데 이게 번역기마다 내용이 달랐습니다. 어디에서는 포함될 수 있다는 가능성의 번역, 어디에서는 포함됐다는 확실한 느낌의 번역으로 나왔거든요.
결국 도착 후 내용물을 보고 결정하기로 했는데 나사는 포함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위 사진에 보이는 PCB 후면의 히트싱크 고정을 위한 마운팅 부품도 포함되지 않으니 혹시 이게 없는 분은 주문하면 안 됩니다.
결합에 필요한 나사는 M2.5 x 4 규격의 둥근머리 볼트 11개와 M2.5 규격의 접시형 볼트 2개입니다.
위 사진에서 볼 수 있듯 그래픽 카드 후면의 볼트를 모두 조립하고 나서도 슬롯에 고정을 위한 브래킷에도 2개의 접시형 볼트 장착이 필요합니다. 저는 네이버의 영원툴이라는 곳에서 이 볼트들을 구매했습니다. (나사 구매: 바로가기)
일단 간단하게 결합 후 동작 테스트… 결과 정상적으로 잘 동작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외형도 이 정도면 만족스럽네요. 벽돌 감성이 물씬!
이제 측면의 보호 필름은 제거합니다.
후면에 붙어 있던 제품 스티커도 지저분해 보이기 때문에 쿨러로 위치를 바꿔 부착. 이 스티커는 어차피 A/S가 불가능한 제품이기에 생년월일을 표시해주는 역할 밖에 없습니다. 17년 42주차이니 이번 달로 1살… 사람으로 치면 돌이군요.
전면도 하이글로스 부분을 제외하곤 필름을 제거했습니다.
시스템에 다시 장착한 모습. 초기 없어 보이는 쿨러에 비해 외형이 훨씬 좋아보입니다. 또한 특성상 GPU 쿨링 성능은 플라워형 고급 쿨러보다 좋지 못하겠지만 전원부 및 메모리 쿨링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안도감을 줍니다.
대략적인 쿨러의 성능을 확인하고 그에 적합한 동작을 위해 BIOS도 수정합니다.
2. 타이트한 마이닝 메모리 타이밍을 K4G41325FE-HC28 순정과 동일(17-17-27-27-83-24-179)하게 변경했습니다.
3. 순정 상태인 145 W의 발열을 낮은 팬 속도로 감당하기 어렵기 때문에 소비 전력 제한을 120 W로 조절했습니다. 최대 전압은 1V로 설정했으며 GPU의 ASIC Quality에 따라 1V 이하의 최적화된 값으로 자동 언더 볼팅이 적용됩니다. 또한 NVIDIA 부스트와 같이 현재 소비 전력에 따라 전력 제한에 맞춰 동작 클럭이 유동적으로 변경됩니다.
4. 낮은 회전에서는 소음이 매우 작기 때문에 제로-팬 기능을 제거하였습니다. 레프런스 쿨러의 블로어 팬은 최대 RPM 5,300의 제품인데 제로 팬 기능이 동작할 때 순간적으로 높은 RPM으로 동작하는 문제가 드물게 발생하는 것 같습니다.
5. 전원부 온도를 고려하면서 팬 소음을 줄이기 위해 팬 동작이 조정되었습니다. (최저 RPM 30%, 목표 온도: 70도 등)
6. AMD의 최신 UEFI/GOP 펌웨어가 적용되었습니다.
새로운 BIOS를 적용 후 최종 테스트한 결과물입니다.
파이어 스트라이크 구동 시 레프런스에 근접한 약 14,000점 후반의 점수가 나오며 최고 온도도 66도로 잘 잡아줍니다. 소음 역시 전체적으로 작으며, 고온 시에도 충분히 들어줄 만 한 수준입니다.
개인적으로 만족스러운 쿨러 교체였습니다. 솔직히 얼마나 쓸지는 모르겠는데 워낙 저렴하게 구매했기에 고급형 그래픽 카드 교체 사이에 사용할 버퍼용으로 사용하기도 무리가 없어 보입니다. 라이젠 같은 경우 통합 그래픽 기능이 제공되지 않으니까요.
혹시 저와 동일한 제품을 구매하신 분이 계시고 저처럼 어떤 이유로든 오래 사용하실 생각이라면, 3만 원 정도의 투자로 이런 변신을 시도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