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크랭크 암이 대세, 최적의 크랭크 암 길이는?

신장 190cm의 장신인 바웃 판 아르트 (Waut van Aert)를 비롯한 많은 프로 선수들이 길이가 짧은 크랭크 암을 사용하면서, 이 트렌드가 프로 사이클링 선수들 사이에서 얼마나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프로 사이클링에서는 항상 새로운 기술과 훈련법이 도입되고 사라지는 과정을 거칩니다. 대부분 처음에는 무시당하지만 일부 선수들은 이를 조용히 적용하고, 만약 그 선수 중 한 명이 큰 대회에서 우승하면 다른 선수들이 따라하면서 대세가 되기 시작합니다.

과학적 연구 결과가 있든지 없든지와 관계 없이, 결국 사람들은 대체로 우승자가 사용하는 것을 똑같이 사용하길 원하고 그대로 따라하려 하기 때문입니다.

짧은 크랭크 암 길이가 대세 변경해야 할까 2
(c) Tadej Pogacar

원래 짧은 크랭크 암 트렌드는 철인 3종 경기에서 시작되었지만, 프로 사이클링 무대에서는 오랫동안 170mm 이하의 크랭크 암을 사용하는 선수가 거의 없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크랭크 암 길이에 대한 경향은 서서히 변화하고 있습니다. 2024년 165mm 길이의 크랭크 암으로 역사상 가장 지배적인 시즌을 보낸 타데이 포가차와 함께 급물살을 탔고, 결국, 짧은 크랭크 암은 이제 완전히 대세가 되었습니다.

크랭크 길이가 실제 이러한 퍼포먼스에 영향을 미쳤는지는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많은 라이더들은 ‘나도 짧은 길이의 크랭크 암을 사용해야 하나?’라는 고민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비스마-리스 어 바이크 팀의 급격한 변화

이미 몇몇 선수들은 짧은 크랭크를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영국의 여성 프로 선수인 리지 다이그넌(Lizzie Deignan)은 부상을 극복하기 위해 2020년부터 165mm 크랭크를 사용했습니다. 그러나 2025년 이후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남자 프로 펠로톤에서도 짧은 크랭크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사이클링 컴포넌트 제조, 공급업체인 스램 (SRAM)은 짧은 크랭크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지만, 비스마-리스 어 바이크에서는 선수마다 선호하는 크랭크 길이가 다르고 이런 변화가 완전히 새로운 것은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짧은 크랭크가 점점 일반화되고 있습니다.

짧은 크랭크 암 길이가 대세 변경해야 할까 3
(c) Team Visma – Lease a Bike

특히 비스마-리스 어 바이크 팀에서는 짧은 크랭크 암이 뉴 노멀, 새로운 표준이 된 것으로 보입니다.

최근 현재 비스마-리스 어 바이크 팀의 많은 선수들이 파란색의 160mm, 빨간색의 165mm 크랭크 암을 사용하는 것이 확인되고 있으며, 요나스 빙에고와 같은 일부 선수들은 색상이 표시되지 않은 크랭크를 사용하는데, 160mm 미만 또는 162.5mm의 새로운 길이일 가능성도 있습니다.

짧은 크랭크 암 길이가 대세 변경해야 할까 1

스램은 크랭크 암의 길이를 색상을 통해 표시하고 있습니다.
색상에 따른 크랭크 암의 길이를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160mm는 파란색, 165mm는 빨간색, 167.5mm는 핑크색, 170mm는 보라색, 172.5mm는 초록색, 175mm는 노란색입니다.
 
짧은 크랭크 암 길이가 대세 변경해야 할까 4
(c) Team Visma – Lease a Bike

특히 키가 큰 선수들도 짧은 크랭크를 사용하는 점이 주목할 만한데요.

최근에는 신장 190cm의 바웃 판 아르트, 187cm의 딜런 판 바를러, 195cm의 니클라스 베렌스가 165mm 길이의 크랭크 암을, 176cm의 타이멘 흐라트는 160mm 길이의 크랭크 암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2024년 172.5mm 길이의 크랭크를 사용했던 바웃 판 아르트는 로드 및 사이클로크로스 모두 165mm 크랭크를 사용하는 것으로 확인되었으며, 마찬가지로 172.5mm 길이의 크랭크를 사용했던 신장 175cm의 요나스 빙에고는 최근 훈련에서 크랭크 길이 표시가 없는 암 (162.5mm로 추정)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2025년 현재 팀 비스마-리스 어 바이크의 거의 모든 선수들이 165mm 이하의 크랭크 암을 사용하며, 170mm 이상의 크랭크를 사용하는 선수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프로 펠로톤에서 확산되는 숏 크랭크 암

이스케이프 컬렉티브 (Escape Collective)의 데이브 롬 (Dave Rome)에 따르면 2025년 산토스 투어 다운 언더에 참가한 남자 프로 선수들을 확인할 때 크랭크 길이가 전반적으로 짧아진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2025년 프로 사이클링 선수들은 170mm 길이의 크랭크를 가장 많이 사용하며, 165mm 길이의 크랭크 사용이 증가했고, 167.5mm 길이의 크랭크를 사용하는 선수도 다수 발견되었습니다. 그루파마-FDJ 팀의 기술 개발 책임인 제레미 로이는 선수들의 자세가 점점 앞으로 기울어지는 추세이기 때문에 이에 맞춰 크랭크 길이를 다시 조정했다고 말했습니다.

짧은 크랭크 암 길이가 대세 변경해야 할까 5

뿐만 아니라 이제는 몇몇 자전거 제조사들도 이 트렌드에 대응하고 있습니다.

트렉은 작은 프레임에 170mm 대신 165mm 크랭크 암을 순정으로 장착하고 있으며, 팩터는 작은 프레임부터 크랭크 길이를 점차 줄이고 있습니다. 또한 서벨로는 큰 사이즈의 TT 바이크에 165mm 크랭크를 순정 옵션으로 제공하기도 합니다.

반면, 여성 프로 펠로톤은 아직 보수적으로 이러한 변화가 두드러지진 않습니다. 제조업체들이 남자 프로선수들을 우선 신경쓰고 있기 때문인지, 많은 여성 선수들이 여전히 170mm 크랭크를 사용 중입니다.

 

짧은 크랭크 암의 이점

일부에서는 짧은 크랭크 암이 토크를 감소시킬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지만, 파워가 부족하다고 생각되는 경우 작은 체인링을 쓰거나 더 큰 스프라킷을 장착하여 기어비를 조정해서 충분히 보완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짧은 크랭크 암의 장점은 무엇일까요? 짧은 크랭크 암은 우선 다음과 같은 잠재적 이점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1. 생체역학적 이점
* 무릎과 고관절의 가동 범위를 줄여 부상 위험 감소
* 더 공격적인 에어로 자세에서 편안함 향상
2. 공기역학적 이점
* 힙 각도를 더 열 수 있어 에어로 자세를 유지하기 쉽습니다.
3. 신장에 맞는 적절한 크랭크
* 키가 작은 단신의 라이더에게 더 적합합니다.
4. MTB 및 사이클로크로스에 유리
* 페달 스크라이크 위험성이 감소합니다.
 

만약 UCI가 최대 기어비 제한을 도입한다면 비스마-리스 어 바이크의 짧은 크랭크 암 전략은 더욱 유리해질 수 있습니다.

짧은 크랭크 암은 페달링 원이 작아져 발이 움직이는 범위가 줄어듭니다. 즉, 같은 RPM에서 더 높은 케이던스를 쉽게 유지할 수 있습니다. 기어 제한이 생길 경우, 짧은 크랭크를 사용하는 라이더가 더 높은 케이던스를 편하게 유지하며 최대 속도를 더 오래 지속할 수 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짧은 크랭크 암이 정답일까?

짧은 크랭크 암 길이가 무조건 정답이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프로 선수들의 전반적인 트렌드 변화에도 불구하고 크랭크 암의 길이는 라이더 개개인의 신체 조건과 라이딩 스타일에 따라 다르게 적용되어야 합니다.

숙달된 자전거 피팅 전문가들은 크랭크 암 길이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습니다.

1. 크랭크 길이는 전체적인 피팅 과정의 일부로 고려해야 한다.
2. 무조건 크랭크를 짧게 하는 것보다 우선 자세와 피팅을 먼저 조정해야 한다.
3. 짧은 크랭크가 무조건 더 좋은 것은 아니다.
 

그러나 확실한 것은 짧은 크랭크가 이제 프로 사이클링에서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 되었다는 점입니다. 비스마-리스 어 바이크 팀 선수의 크랭크 암 길이 변경은 또 다른 혁신적인 트렌드의 시작일지도 모릅니다.

 

나에게 적당한 크랭크 암의 길이는?

바이크 다이내믹스의 오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여러가지 과학적, 경험적 지식과 인심 및 대퇴골 상단까지의 거리를 이용해 자신에게 적합한 길이의 크랭크 암을 찾을 수 있다고 하는데요.

자세한 내용은 생략하고 최종적으로 바이크 다이내믹스에서 제시하는 최적 크랭크 암 길이의 공식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크랭크 길이 = -0.0123x² + 4.8121x – 293.8 (mm)
* x = 인심 (Inseam) + GT (cm)
 

인심과 GT

예를 들어 인심이 77cm이고 GT 거리가 86cm인 사람의 경우에는 공식이 -0.0123(77+86)² + 4.8121(77+86) – 293.8 가 되고 계산 결과는 163.7736mm입니다. 163.77mm처럼 딱 맞는 크랭크 길이가 없는 경우 가장 가까운 사이즈를 택하면 되는데, 최적 크랭크 길이는 162.5mm이지만 구하기 어렵기 때문에 165mm를 선택하는 것이 적당합니다.

바이크 다이내믹스가 제공하는 주요 최적 크랭크 암 길이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 크랭크 암 길이 165mm
신장 165-170cm, 인심 77~79cm, GT 86~88cm
2. 크랭크 암 길이 167.5mm
신장 170-173cm, 인심 79~81cm, GT 88~90cm
3. 크랭크 암 길이 170mm
신장 173-179cm, 인심 81~83.5cm, GT 90~93.3cm
4. 크랭크 암 길이 172.5mm
신장 179-185.5cm, 인심 83.5~86cm, GT 93.3~96cm
5. 크랭크 암 길이 175mm
신장 185.5-192cm, 인심 86~89.5cm, GT 96~101cm
6. 크랭크 암 길이 177.5mm
신장 192cm 이상, 인심 90cm 이상, GT 101cm 이상
 
 

크랭크 암 길이에 따른 안장 높이 변화

많은 사람들이 크랭크 암의 길이를 변경하면 안장 높이도 그에 맞게 조절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크랭크 암 길이가 짧아지면 안장 높이도 비슷한 정도로 올릴 수 있다고 생각하며 이는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개념입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을 피팅해본 경험에 따르면 항상 그렇지는 않습니다. 이는 처음에 안장 높이를 어떻게 설정했느냐에 따라 달라집니다. 이상적인 안장 높이는 너무 높거나 너무 낮지 않은 스윗 스팟의 범위에 존재합니다.

크랭크 길이만 조절했을 때
(c) Bike Dynamics

위 사진은 다른 요소는 그대로 둔 상태에서 크랭크 길이만 172.5mm에서 170mm로 변경했을 때 무릎 신전 각도의 변화를 나타냅니다. 크랭크가 짧아지면서 관절의 최소, 최대 각도가 적절한 범위로 변경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만약 시행착오를 거치거나 전문적인 바이크 피팅을 통해 이 최적의 높이를 찾았다면, 크랭크 길이를 약간 변경하더라도 안장의 높이를 조정할 필요가 없을 가능성이 큽니다. 왜냐하면 스윗 스팟 자체는 변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예외도 있습니다. 보통 햄스트링, 대퇴사두근, 둔근이 다른 근육보다 유연하지 못한 경우 이런 차이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대부분 크랭크 길이를 변경할 때는 더 짧은 크랭크로 교체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경우에 처음에는 불편하지 않다면 안장 높이를 그대로 두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약 300-500km 정도 주행하면서 변경된 크랭크 암의 길이에 적응한 후, 안장을 2mm 정도 범위에서 조절하며 더 편안한 느낌을 찾는 것을 권장합니다.

* 이 글은 Escape CollectiveBike Dynamics의 게시물을 번역, 참고하여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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