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의 자전거 종합 컴포넌트 제조사 캄파뇰로 (Campagnolo)가 새로운 수퍼 레코드 와이어리스(Super Record Wireless) 구동계 (그룹셋)를 공식 발표했습니다.
그동안 루머만 무성했던 신형 수퍼 레코드 구동계는 2018년 등장해 로드 바이크에 12단 시대를 열었던 전작으로부터 약 5년이 지나 풀 모델 체인지되어 등장했습니다.
캄파뇰로 수퍼 레코드 와이어리스
캄파놀로의 신형 수퍼 레코드는 기존 수퍼 레코드 EPS (Super Record EPS)에서 수퍼 레코드 와이어리스 (Super Record Wireless)로 명칭이 변경되었으며, 무선 시프터와 10T 카세트 스프라킷의 적용, 개선된 에르고 디자인 등 더욱 부드러운 변속과 제어 가능한 브레이크를 갖춘 12단 컴포넌트로 진화했습니다.
새로운 시대로의 전환을 표방하며 개발된 신형 수퍼 레코드 와이어리스의 가장 큰 특징은 드디어 완전히 무선 전동식 구동계로 진화했다는 것입니다. 이에 따라 그 명칭도 수퍼 레코드 EPS가 아닌 수퍼 레코드 와이어리스로 변경되었습니다.
수퍼 레코드 와이어리스는 AG2R 시트로엥 선수들과 긴밀한 협력 관계를 구축, 프로 선수들의 피드백을 받으며, 최신 레이싱 컴포넌트로써 필요한 기능과 성능을 구체화해가며 개발을 진행했다고 합니다.
수퍼 레코드 와이어리스는 스램 AXS와 마찬가지로 완전한 무선 변속 시스템입니다. 즉, 앞뒤 변속기 각각에 배터리를 장착해 변속 케이블의 내장 작업이 필요 없이 설계되었습니다. 이러한 변화로 에르고 파워 디자인도 전면적으로 업데이트 되었습니다.
가장 큰 차이점은 변속 버튼의 배치입니다. 기존에는 기계식 변속기의 변속 레버 배치를 따라, 브레이크 레버 안쪽과 브래킷 본체 안쪽의 두 곳으로 나위어 있었지만, 수퍼 레코드 와이어리스에서는 브레이크 레버 안쪽에 위아애로 나뉜 두 개의 스위치가 제공되는 원 레버 디자인이 적용되었습니다.
전작의 2레버 시스템에 비해 새로운 디자인은 한 손가락으로 변속이 가능하며 스프린트 시 변속도 쉽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지금까지 섬 시프터가 있던 브래킷 영역에는 배터리 잔량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LED 인디케이터가 장착되어 있습니다.
브래킷 형태도 새로운 인체공학 디자인으로 재설계되어 그립감이 향상되었습니다. 캄파뇰로에 따르면 새로운 디자인은 우수한 그립감으로 편안한 라이딩을 실현함과 동시에, 브레이크 레버도 리뉴얼하여 보다 제어가 쉽고 편하게 조작할 수 있는 브레이크감을 구현했다고 합니다.
캄파뇰로의 수퍼 레코드의 DNA를 이은 제품답게 카본 소재를 사용하는 앞/뒤 디레일러는 무선화로 인해 크기가 조금 증가했습니다. 전용 배터리는 각각의 디레일러에 어울리게 디자인어 일체감을 높여줍니다. 또한 방진, 방수 등급은 짧은 시간의 스팀 세차도 가능한 IP69K로 매우 우수합니다.
배터리는 분리가 가능하지만 앞/뒤가 서로 달라 호환이 되지 않습니다. 디레일러에 장착한 상태에서도 충전이 가능한 방수 커넥터가 제공되며, 배터리 자체에 4단계로 잔량을 나타내는 인디케이터가 내장되어 있습니다.
새로운 캄파뇰로 수퍼 레코드 와이어리스는 한 번의 완전 충전으로 약 750km의 장거리 라이딩이 가능하며, 평지 위주의 변속이 적은 구간이라면 그 거리가 약 1,000km까지 늘어날 수도 있습니다. 이와 동시에 급속 충전도 지원하여 90%까지 45분, 100%까지 60분의 짧은 시간에 충전이 가능합니다.
레버와 변속기는 블루투스를 통해 연결되며 스마트 폰의 앱을 통해서도 연결이 가능합니다. 전용 애플리케이션인 MyCampy 3.0을 이용하여 시프트 레버의 조작이나 배터리 상태 확인 등 여러가지 기능을 사용, 확인할 수 있습니다.
구동계 자체의 기능도 업그레이드 되었는데 가장 큰 부분은 그래블용 Ekar 구동계에서 처음 채용되었던 N3W 프리바디에 맞춰 새로 개발된 카세트 스프라킷입니다. N3W는 시마노의 마이크로 스플라인, 스램의 XD 드라이버 바디와 같은 캄파뇰로의 최신 세대 프리바디 규격입니다.
수퍼 레코드 와이어리스의 카세트 스프라킷은 최소 10T부터 시작해 10-25T, 10-27T, 10-29T의 3가지 조합이 제공됩니다. 이에 맞춰 프론트 체인링은 50/34T, 48/32T, 45/29T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어 최대 1:1의 비율의 조합이 가능합니다
크랭크 세트의 디자인은 이전과 비슷하지만 더 미니멀한 설계로 세련미를 더했습니다.
더 강한 느낌을 주는 새로운 크랭크 세트는 체인링도 다시 설계되어 보다 효율적인 힘 전달이 가능합니다. 다만, Q-팩터는 수퍼 레코드 EPS보다 넓은 147.5mm로 변경되었으며, BCD 역시 달라져 기존 수퍼 레코드와는 체인링이 호환되지 않습니다.
좌우 크랭크는 울트라 토크 방식으로 결합되어 높은 페달링 효율을 실현하며, 액슬까지는 티타늄을 사용하여 가벼우면서도 높은 강성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암의 길이는 165, 170, 172.5, 175mm의 4종류가 준비되어 있습니다.
기존에도 우수한 평가를 받고 있는 캄파뇰로의 디스크 브레이크는 더욱 세련되게 변화했습니다.
캄파뇰로에 따르면 새로운 수퍼 레코드 와이어리스의 브레이크 시스템은 표면 처리 외에 캘리퍼의 디자인 자체는 거의 변화가 없지만, 더 직감적인 모듈레이션과 프로그레시브인 필링 그리고 더 높은 신뢰성을 실현했다고 합니다.
특허 받은 캄파뇰로의 온도 제어 시스템에 의해 냉각 성능이 향상된 브레이크는 로터나 패드에 방열판을 추가하지 않고도 동작 온도를 안정적으로 제어할 수 있습니다. 또한 낙차 시 로터로 인한 부상을 최소화하기 위해 엣지 부분을 매끄럽게 처리한 것도 캄파뇰로의 장점입니다.
BikeRadar의 간단 시승 후기를 보면 수퍼 레코드 와이어리스의 변속 속도는 스램의 최신 이탭보다는 빠르며, 시마노의 최신 Di2에 비해서는 느린 것처럼 느껴졌고, 앞 디레일러의 동작과 오토 트림의 동작 사이에는 약간의 딜레이가 있다고 합니다.
시프터의 크기는 12단 림 브레이크 버전 정도로 작지는 않지만 높이가 약간 낮아졌고, 기존 유압 레버에 비하면 몸통은 약간 넓어졌는데, 섬 시프터가 사라진 것에 대해 불편한 점은 느낄 수 없었다고 합니다. 다만, 레버 아래 쪽 블레이드의 뒤에는 컷아웃 가공 부분이 있는데, 예전에는 이곳에 손가락을 쾌적하게 올릴 수 있었지만 새 시프터는 너무 날카로운 느낌이라 불편함을 느꼈다고 합니다.
완전 무선으로 변신한 캄파뇰로의 새로운 수퍼 레코드 와이어리스 그룹셋의 전체 무게는 2,520g으로 기존 수퍼 레코드 EPS 디스크 그룹셋에 비해 20g이 증가했습니다.
수퍼 레코드 와이어리스 그룹셋의 가격은 $5,399 (단순 환산 시 약 707만 원) / £4,499으로 파워 미터가 포함된 스램의 레드 이탭 AXS보다 £1,000나 비쌉니다. 캄파뇰로는 높은 가격에 대해 ‘스포츠 럭셔리’를 보여주는 제품이라고 밝혔는데, 책정된 가격은 확실히 이러한 것을 반영하고 있으며 가성비로 경쟁하고 싶은 생각이 전혀 없다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어떻게 보면 아쉬울 수 있는 부분이지만 이제 상급 구동계에서는 마이너로 전락한 기계식 그룹셋이나 림 브레이크 버전 그룹셋에 대해 캄파뇰로는 아직 어떠한 언급도 없는 상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