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8월 현재 인텔 13세대, 14세대 코어 프로세서들은 아직도 안정성 이슈가 지속되고 있습니다. 최근 인텔에서는 이 문제를 어느정도 해결한 것으로 보이는 마이크로코드 0x129를 메인보드 업체들에 배포했는데요. 그 중 ASUS와 MSI 등 일부 제조사에서는 베타 형식으로 일부 모델에 새로운 마이크로코드를 적용한 바이오스를 공개한 상태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인텔 13세대 코어 i9-13900K 프로세서와 MSI의 Z790 시리즈 메인보드 중 하나인 MAG Z790 토마호크 맥스 와이파이 (MAG Z790 Tomahawk Max WIFI) 모델을 이용하여 마이크로코드 0x123이 적용된 기존 바이오스와 0x129가 적용된 최신 베타 바이오스에서 CPU 성능에 어떤 차이가 발생하는지 간단하게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목차
바이오스 업데이트, 그리고 버그?!
먼저 테스트용 시스템에 인텔 마이크로코드 0x129가 적용된 최신 바이오스 A71로 업데이트 후, 기존 메모리 오버클러킹 등의 설정을 적용하니, CPU의 성능이 반토막에 가깝게 떨어지는 버그가 발생했습니다.
테스트 사용 중에는 크게 체감되지 않았는데, CPU-Z 벤치마크를 돌려보니 어처구니 없게도 싱글 점수가 400점대로 측정되어, ‘뭔가 설정에 문제가 있는 것일까’하고 다시 설정을 해보았습니다만 점수는 여전히 반토막입니다. (…)
증상 재현이 안 되어서 정확히 무엇 때문에 이런 버그가 발생했는지 이유를 모르겠지만, 제 경우 기본값으로 다시 설정 (Restore Defaults)을 적용하고 저장 후 시스템을 완전히 껏다가 다시 켜니 해당 증상이 사라졌습니다.
혹시 바이오스 업데이트 후 위와 같이 CPU 성능이 크게 떨어지는 문제가 발생한다면, 설명처럼 초기화 후 시스템 완전 종료 (전원 차단) 후 다시 부팅하여 CPU가 정상적인 성능이 나오는지 확인해보시기 바랍니다.
테스트 시스템 셋업
인텔 코어 i9-13900K 프로세서
서멀라이트 팬텀 스피릿 120 EVO
SK하이닉스 DDR5-4800 16GB x 2 @ DDR5-7200 CL34
MSI MAG Z790 토마호크 맥스 와이파이
* 바이오스 버전 A62 (마이크로코드 0x123)
* 바이오스 버전 A71 (마이크로코드 0x129)
CPU 쿨러 튜닝 옵션은 인텔 디폴트 세팅 (253W)와 MSI 퍼포먼스 세팅 (253W) 그리고 MSI 언리미티드 세팅 (4096W)의 3종 중 선택이 가능한데, 기본적으로 인텔 디폴트 세팅을 사용했습니다.
참고로 테스트를 해보니 인텔 디폴트 세팅이 아닌 나머지 MSI 세팅 옵션도 전력제한 내에서는 성능상 특별한 차이가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나중에 함께 설명하겠습니다.
메모리는 SK하이닉스 DDR5-4800 16GB 모듈을 이용해서 무난하게 DDR5-7200 CL34로 오버클러킹했습니다.
전압은 시스템 에이전트 전압을 1.15V, VDD 및 DRAM 관련 전압을 1.35V로 설정했고 나머지 전압은 오토입니다.
로드라인 캘리브레이션은 모두 모드 4로 설정했습니다.
(올 코어 오버클러킹에 사용되는 인핸스트 터보를 제외한 나머지) 터보 부스트 관련 옵션은 모두 활성화했고, 라이트 로드는 오토 또는 모드 6/8을 이용했습니다. IA CEP는 비활성화했습니다.
마이크로코드 0x123과 0x129의 성능 차이
마이크로코드 0x129 기반의 바이오스로 업데이트 후 가장 먼저 느낀 것은 싱글 코어 점수가 많이 떨어졌다는 것이었습니다.
0x129 기반 바이오스에서 인텔 디폴트와 MSI 퍼포먼스, MSI 언리미티드 설정에 따라 혹시 기존 버전과 같은 성능을 제공하지 않을까 테스트를 해보았는데, 전력 제한 값이 다르다는 것을 제외하곤 유의미한 성능 변화를 발견할 수 없었습니다.
기존에는 아무리 못해도 900점대, 예전에 오버클러킹 테스트를 할 때는 1,000점도 넘었던 13900K인데, 0x129 기반 바이오스에서는 싱글 점수가 860점대로 내려 앉았습니다.
라이트 로드 설정이나 전력 제한 (파워 리미트)과 관계 없이 싱글 점수는 약 8% 떨어진 점수가 나왔습니다. 사실 싱글 스레드 로드에서는 소비 전력 자체가 적어서 전력 제한이 의미 없기도 하지만요.
그 원인을 찾아보면 0x129 기반 바이오스에서는 CPU 전압 (Vcore)이 약 1.4V 정도에서 제한이 걸리는 모습입니다. Vcore 최대 전압이 1.4V 정도로 막히다보니 터보 부스트 (서멀 벨로서티 부스트) 클럭도 전보다 떨어지게 되고, 결과적으로 성능을 나타내는 점수 역시 하락한 모습이네요.
그렇다면 0x123 기반의 바이오스는 어떨까요? 0x129 기반 바이오스와 동일하게 라이트 로드 6, LLC4 설정에서 Vcore 전압이 1.43V 이상까지 들어가는 것이 확인됐습니다.
신기한 것은 0x129 기반의 바이오스에서는 수동으로 전압을 1.43V로 설정해도 싱글 스레드 벤치마크 성능이 0x123과 같은 값으로 회복되지 않았습니다. 전압은 더 들어감에도 동일하게 860점 정도가 나오네요. 그렇다면 최대 5.8GHz로 터보 부스트 클럭이 찍히긴 했지만 동작 실효 클럭이 전에 비해 내려갔다는 것이겠죠.
싱글 스레드 테스트를 통해 터보 부스트 클럭과 전압 제한이 확인되었지만, 몇 가지 설정으로 멀티 스레드 성능도 측정해보았습니다.
최상급 공랭 쿨러인 서멀라이트 팬텀 스피릿 120 EVO로 겨우 소화 가능한 수준인 전력 제한 253W 이하에서는 0x123과 0x129 기반 바이오스에서 멀티 스레드 성능은 큰 차이가 없었습니다.
온도 제한으로 인한 클럭 스로틀링이 발생하지 않는 상황에서는 기본 값이나 LLC 및 라이트 로드를 설정한 후나 모두 CPU-Z 멀티 스레드 벤치마크 점수가 약 15,600-15,700점 정도로 측정되었습니다.
소비 전력 제한에 따른 전력 효율도 간단하게 비교해보기 위해 기본값인 253W부터 200W, 175W, 150W, 125W, 95W로 값을 변경하며 테스트를 해봤습니다.
253W로 제한된 기본 값에 비해 200W에서는 99.71%의 성능, 175W에서는 95.46%의 성능, 150W에서는 92.29%의 성능, 125W에서는 86.91%의 성능, 그리고 95W에서는 79.04%의 성능을 보여주네요.
전력 제한 한계값을 낮출수록 절대 성능은 하락하지만 전력 효율은 높아집니다. 심지어 전력 제한을 95W로 설정한 경우 아무 것도 건드리지 않은 기본 설정에 비해 약 2배 이상의 효율을 보여주었습니다.
지금까지 간단하게 인텔 마이크로코드 0x129 기반의 새로운 MSI 베타 바이오스와 CPU 성능의 변화에 대해 살펴보았습니다. 이 자료는 기본적으로 일종의 언더볼팅에 해당하는 라이트 로드 모드 6 위주로 테스트했고, CPU에 따라 라이트 로드 6은 사용이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또한 벤치마크 테스트 툴에 따라서도 조금씩 다른 결과가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아무튼 이번 테스트 결과를 볼 때, MSI의 이번 0x129 기반 바이오스는 0x123 기반 바이오스와 비교해서 전력 제한 값 253W 또는 그 이하에서 언더 볼팅 위주로 사용하는 사용자라면, 싱글 스레드 성능은 감소로 인한 패널티가 있는 반면, 멀티 스레드 성능은 전과 큰 차이가 없을 것 같습니다.
추후 정식 바이오스에서도 이번과 같은 결과가 나올지는 모르겠지만, 인텔도 마이크로코드 0x129에서 그칠 것이 아니라 조금 더 개선된 방법을 꾸준히 연구해서 제시해주면 좋겠습니다. 인텔과 AMD 프로세서를 모두 사용하고 있는 제 입장에서도 말이죠.